전주 완산벙커 더스페이스 2월 5일 전면 개방
과거 충무시설로 사용됐던 전주 완산벙커가 문화의 옷을 입고 52년 만에 시민 품으로 되돌아온다.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는 문화관광시설인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이하 완산벙커)로 재탄생한 완산벙커가 다음달 5일 일반시민과 관광객에게 전면 개방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정식 개관식은 2월 4일에 열린다.
완산벙커는 과거 전시 상황을 대비해 군·경찰·도 지휘소가 들어가서 지휘할 수 있도록 1973년에 조성된 땅굴형 방공호다. 복도에 여러 방이 연결된 개미굴 형태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2816㎡ 규모로 터널 길이만 130m에 달한다. 하지만 2005년 전북도청이 효자동으로 이전하면서 청사 지하에 별도 대피 장소가 생기면서 2006년 용도 폐기된 채 방치됐다. 이후 2009년부터 고구마 저장고 등으로 쓰이다가 2014년 폐쇄됐다.
이에 시는 완산벙커의 문화적 보존 가치와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 문화관광시설로 재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 기본계획 수립 연구대상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당시 문체부는 “완산벙커는 흔치 않은 터널형 건축물로, 보존 가치와 문화 재생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시는 2022년 ‘폐쇄된 방공호와 연결된 멀티버스를 비밀요원(관람객)이 탐험한다’는 주제의 시나리오를 확정하고, 이듬해 부터 기반시설 조성 및 콘텐츠 구축을 추진해왔다.
이후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10개의 콘텐츠룸 등 총 15개 공간으로 구성했다. 미디어아트란 비디오·컴퓨터 등을 이용해 만든 미술 작품을 말한다.
대표 콘텐츠인 ‘차원의 문’의 경우 LED 모듈과 거울을 활용해 시시각각 변하는 화려한 빛의 조화로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완산벙커는 전주시가 직영 운영하며,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다.
입장료는 성인(19세 이상) 1만원, 청소년(13세~18세) 8000원, 어린이(4세~12세) 5000원이다. 전주시민과 20인 이상 단체관람객은 2000원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노은영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의 개관이 전주시민과 관광객에게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전주 관광의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