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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방방곡곡/경북경남

함양 팔담팔정 거연정 · 동호정

by Yeongsik_Im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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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문화재청은 명승 지정 별서정원에 대한 역사성 검토를 마치며 함양 화림동 거연정 일원은 화림재(花林齋) 전시서(全時敍)가 은거하며 억새로 만든 정자를 1872년 재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로는 전시서가 은거했던 곳 서쪽에 그의 후손인 전재택(全在澤) 등이 고종 9년(1872) 새로 세운 정자임을 밝혀냈다. 새롭게 밝혀진 거연정의 정보도 확인해 볼겸 다시 한번 거연정을 방문했다.

함양은 지리산과 덕유산이라는 거대한 국립공원에 걸쳐있는 산중오지이지만 사액서원인 남계서원을 비롯해 서원이 13개나 있었던 학구열이 높은 선비의 고장이자 정자의 고장으로도 불리고 있다. 함양에는 팔담팔정이라하여 예로부터 8개 못과 8개 정자가 있었는데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이 남아 있고 2003년 화재로 소실된 농월정도 복웠됐다.

이미 블로그를 통해 농월정,거연정,동호정을 비롯한 함양의 아름다운 정자를 소개했는데 함양에서 전주로 가는 26번 국도인 육십령로를 이용하다 보면 자주 들려 쉬어가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함양 거연정 咸陽 居然亭

힘양 거연정은 고려말 전오륜(全五倫)의 7대손 가선대부(嘉善大夫)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使) 전시서(全時敍)가 추모하기 위해 후손 진사 전재학(進士 全在學) 전민진(全愍鎭) 등이 1872년에 건립하였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난해 말 명승 지정 별서정원에 대한 역사성 검토를 마치며 함양 화림동 거연정 일원은 화림재(花林齋) 전시서(全時敍)가 은거하며 억새로 만든 정자를 1872년 재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로는 전시서가 은거했던 곳 서쪽에 그의 후손인 전재택(全在澤) 등이 고종 9년(1872) 새로 세운 정자임을 밝혀냈다.

거연정이 있는 마을에는 서산서원이 있었는데 1868년 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을 내리자 서산서원은 완전히 없어져버렸고 선조의 유적이 사라져버리자 그를 추모할 길이 없어진 후손들은 1872년 억새로 된 정자를 철거하고 철폐된 서산서원의 재목으로 거연정을 재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었다.

거연정은 주위 경관이 아름답고 흐르는 계곡물과 우거진 숲, 가설해 놓은 구름다리인 화림교 등이 조화를 이루어 한폭의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아름다운 곳으로 자연(自然)에 내가 거하고, 내가 자연에 거하니 길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세상일을 잊게 한다.

거연정은 남강천의 암반 위에 건립되어 있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누각 건물로, 2005년 10월 13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거연정은 천연의 암반 위에 조성하였으므로 굴곡이 심한 암반의 높이를 조절하기 위해 주초를 쓴 기둥도 있고, 쓰지 않은 기둥도 있다. 기둥은 모두 원주이며, 누하주는 직경이 큰 재목을 틀어지거나 울퉁불퉁한 채로 대강 다듬어 사용하였다. 마루 위의 기둥은 하부에 사각형으로 모를 줄인 초석 형태의 부재를 사용하였다. 기둥에 비해서 대들보와 도리는 부재 치수가 크고 견실하며, 서원의 재목을 쓴 곳은 누상부 부분인 것으로 생각된다. 사면의 추녀 끝 부분에는 활주를 세워 건물의 안정감을 높였고, 기둥 상부에는 익공 형태의 부재 없이 보아지로 처리하였다. 창방과 처마도리 장혀 사이에는 소로를 끼워 장식하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함양 거연정 참조>

정면 어칸 상부는 창방을 사절하고 처마도리와 장혀 안으로 지지하고 계자난간도 끊어서 출입하는 장소로서의 상징성을 높이고 있다. 가구는 5량 구조로, 대들보 위에 동자주를 세워 종보를 받도록 하였고, 종보 위에는 종도리 장혀가 바로 올려지도록 구성하였으며, 좌·우 측면에서는 충량을 보내 대들보 위에 얹었는데 충량의 머리 부분은 가공 없이 직절(直切)하였다. 단청은 올리지 않았으며 겹처마에 합각지붕형식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함양 거연정 참조

거연정 편액

거연정 편액은 주자의 武夷精舍雜詠(무이정사잡영) 12수 중 제1편의 시 중 居然我泉石(거연아천석)에서 따 온것으로 居然(거연)은 평화롭고 조용하다는 뜻이다. 편액을 보면 글씨는 두진거사로 되어 있어  검색을 해보았으나 찾기 힘들었다. 거연정과 두진거사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한 블로그가 있는데 거연정을 관리하는 전시 문중에 문의해도 모른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두진거사는 어는 재가 수행자의 법명으로 견성(見性)을 했거나 초발견성(初發見性)을 한 상태 또는 견성을 갈망하는 과정중이라는 깊은 뜻을 가진 말"이라고 쓰고 있다.

거연정은 한 칸을 방으로 만들어 판벽을 둘렀는데 삼면은 트인 대로 머름만 두어 마루와 구별하고 있다
거연정 상량
거연정 현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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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동호정 咸陽東湖亭

안의에서 육십령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먼저 만나는게 농월정인데 농월정을 보려면 주차를 하고 좀 걸어야 하지만 동호정과 거연정은 도로 바로 옆에 세워져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먼저 동호정을 보고 조금 더 올라가면 거연정이다.

 

함양 동호정은 안의면에서 국도26호선을 따라 전주 방향으로 7㎞ 정도 떨어진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 황산리 화림동계곡 내 남강천 담소 중의 하나인 옥녀담 암반 위에 세워져 있다. 2005년 10월 13일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81호로 지정되었다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재지정되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이익공으로 화려하게 공포를 구성한 중층 누각 건물인 동호정은 임진왜란 때 선조를 등에 업고 의주로 피난을 했다는 동호(東湖) 장만리(章萬里)를 기리기 위하여 그의 9대손인 장재헌(章載憲)이 중심이 되어 1895년에 건립한 정자로 1936년에 중수가 있었고 근래에 지붕과 단청을 새로이 정비했다.

평탄한 암반위에 조성하여 초석은 쓰지 않았고 목재의 원 모습을 잘 살린 누하주를 세우고 누상주 위에 대들보를 올린 5량가로, 상부가구를 구성하였다. 4면의 추녀 끝부분에는 활주를 세웠다.
동호정 통나무 도끼질 계단

동호정은 통나무를 도끼질해서 만든 계단이 이채롭고 아름답다.

이런 계단을 어디서 봤드라~~~~하고 생각해 보니 공주 마곡사 창고 이층을 오르고 내리는 나무계단과 닮았다. 마곡사 나무계단은 계단 난간이 없지만 동호정은 계단 난간대를 설치해 두었다.

마곡사의 나무 계단

인상적인 통나무 도끼질 계단을 이용해 2층에 오르면 배면 쪽에는 판벽이 남아 있어 방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둥 바깥 쪽으로 30㎝ 정도 마루를 내밀고 계자난간을 둘렀다.

좌우측면에서는 충량을 대들보위에 얹었는데 충량의 머리부분에는 용두를 초각하였고 가구에는 모두 단청을 올렸다.

대들보에는 두 마리 호랑이가 마주보고 포효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위의 충량에는 용의 머리가 조각되어 있다. 좌우 충량에는 청룡과 황룡을 조각했는데 황룡은 물고기를 물고 있고 청룡은 여의주를 물고 있다.

동호정의 화려한 단청과 너럭바위
동호정에서 내려다 보이는 너럭바위

동호정 앞 강폭에 펼쳐진 '차일암'은 보는 이의 마음에 시심을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예로부터 이곳에서 많은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으며 도처로부터 찾는 이가 많은 곳이었다.

차일암 영가대 각자

동호정 앞 계곡 바위에는 곳곳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노래는 부르는 곳이라는 영가대와 거문고와 피리를 부는 곳 금적대, 술잔을 기울이는 주가대등 이 있다.

거문고와 피리를 부는 곳 금적암(琴笛岩) 각자
영가대와 차일암 각자

차일암 부근의 바위들의 각자를 살피다 보니 바위에 새겨 놓은 이름들이 눈에 들어 온다. 누가 이 멋진 곳에 이름을 새겨 남기고 싶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니다 싶으니 참았을 뿐이지~~~~일부 명승지의 바위가 여기 저기 이름으로 도배된 것을 보면 짜증이 난다.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대학장의 不見可欲 使民心不亂(불견가욕 사민심불란)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해 본다.

사람이 너럭바위에 이름이 하나도 새겨져 있지 않은 농월정을 찾았다고 해보자. 설혹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더라도 심란하게 되지 않고 쓸데없는 일을 그만두자며 인내심을 발휘하기 쉽다. 반면 여기저기에 방문객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면 저 사람도 했는데 나라고 왜 못할까 하는 마음을 품으면서 그 마음을 억지하지 못해 심란하게 될 것이다. 농월정 앞의 바위에 이름을 새긴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드날렸다는 자부심을 느낄 게 아니라 자연 명승지를 사욕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는 비행을 스스로 알리고 있다. 올해의 상춘에는 이름을 새기는 정 소리가 끼어들지 않아야겠다.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대학장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동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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