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향교 密陽鄕校 Milyanghyanggyo Local Confucian School
6월 3일 포항출장을 마치고 전주로 가는길 밀양을 경유하기로 했다. 출발 당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고속도로를 들어서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밀양향교의 대성전과 명륜당은 지난해 12월 29일 문화재청에 의해 보물로 지정됐다.
밀양 향교는 고려 숙종(1100)때 부북면 용지리에 지어졌다. 경주향교, 진주향교와 함께 영남 지방을 대표할 정도로 규모가 컸으며, 임진왜란 때 불 탄 후 1602년 현 위치에 다시 지어졌다.
밀양향교의 풍화루를 들어서면 중앙에 명륜당이 좌우측으로 동재와 서재가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대성전이 보이지 않는다 . 향교는 일반적으로 교육 영역을 앞쪽에, 제례 영역을 뒤쪽에 두는 데 특이하게도 밀양 향교는 두 영역을 나란히 배치해 놓았다. 좌측의 서재 뒷편으로 돌아가면 제향영역이 나타난다.
1820년의 건물 이전 기록에 따르면 공자와 저명한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의 지형이 낮아 흘름한 인물이 나지 않는다며 제례공간의 위치를 옮긴 까닭이라고 한다.
밀양 향교에는 학문을 연마하는 명륜당과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등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을 잘 간직한 건물이 온전하게 남아 있다.
밀양향교 명륜당(보물 제2095호)은 1618년(광해군 10)에 현 위치에 중건된 이후 지금까지 수 차례 수리되었으나 건물 구조와 평면 형식, 공포 등의 세부기법, 영쌍창(靈雙窓)에 사용된 중간설주의 흔적 등에서 중건 당시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조선 중기 명륜당의 건축 특성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
명륜당과 서재(西齋)에는 밀양시립도서관의 밀양향교 작은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밀양향교 대성전(보물 제2094호)은 선조 35(1602년) 중건된 이후 광해군 9(1617년)과 순조 20(1820년) 이건을 통해 17세기와 19세기의 건축 수법과 형식, 기술 등이 혼재된 상태로 남아 있다. 시대적 건축 기술의 흐름과 특징을 하나의 건물에서 모두 보여준다는 점에서 건축양식사 차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밀양향교 대성전에는 공자를 정위에 모시고 안자, 증자, 맹자를 배행하고 있으며 동종과 서종에는 신라조 2현, 송조 2현, 고려조 2현, 조선조 14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매월 삭망에는 분향례를 올리고 춘추정월(음력 2,8월) 상정일에 석전의식을 봉행하고 있으며 봉안 위치도는 아래와 같다.
풍화루에서는 교동 밀성손씨 고가 집성촌이 내려다 보인다. 향교 주변으로는 밀양 교동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핵심 공공시설이던 향교 주변에 자연적으로 주택가가 형성되면서 교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라 한다.
네비게이션의 인내를 받으면 밀양향교 풍화루 앞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 좌측에 외삼문이 보이고 외삼문으로 내려가면 홍살문이 있다. 차량통행금지지역이다.
밀양향교를 돌아보는 동안에 비는 그치지 않고 더욱 굵게 내린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영남루와 밀양관아도 둘러볼 계획이었는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영산향교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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