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읍내 연조리 연조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고령향교는 주산 기슭에 동남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령지역을 지나며 몇번 들렸었는데 외삼문이 잠겨 있고 연락도 안되고 있어 내부 관람을 아직 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개방에 적극적인 향교가 늘어나고 있다. 외삼문이 활짝 열려 있는 고령향교를 기대해 본다.
고령향교는 1413년(태종 13) 주산 아래에 처음 건립되었고, 임진왜란 때 불에 타자 관음사 뒤편에 중건하였다. 1702년(숙종 27) 현감 구문유가 현 위치로 이건하였고, 1819년(순조 19) 현감 권중이가 중수하였다. 이곳은 대가야시대에는 궁성, 통일신라에서 고려시대에는 물산사(勿山寺)라는 사찰, 조선시대에는 향교가 건립된 고령에서 가장 유서 깊은 역사의 현장이다. 고령향고는 1990년 8월 7일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29호로 지정됐고, 고령향교 대성전은 유형문화제 제 506호이다.
고령향교는 산 기슭에 세워진 향교의 전형적인 배치방식인 전학후묘로 2단으로 조성된 대지 앞쪽의 강학공간에는 외삼문과 명륜당을 두고, 뒤쪽의 제향공간에는 내삼문과 대성전을 일직선상에 배치하였다.
명륜당은 정면 5칸, 측면 2.5칸으로 중앙의 3칸 대청 좌우에 2통칸 온돌방을 들인 중당협실형이다. 구조는 5량가의 무익공으로 앞쪽에는 길게 툇마루를 시설했다. 18세기 이후 건립된 경북 지방 향교 건축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구조는 5량가의 초익공이며, 기단은 화강석 판석으로 쌓았다. 대성전 좌우에는 동무와 서무, 제향공간의 측면에는 빈흥재가 있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위시하여 5성 • 송조 2현 • 신라 2현 • 고려 2현 • 조선 14현 등 25성현을 배향하고 있다.
대성전 내부는 통칸으로 바닥은 우물마루, 상부는 연등천장으로 되어있다. 전면은 쌍여닫이 판문을 세우고 벽은 판벽으로 마감하였다. 측면과 배면 벽체 하부는 판재 측벽, 상벽은 회벽으로 마감하였고, 창방부터는 모로단청을 칠하였다. 주초석은 운두가 높은 원형주초와 귀갑무늬 주초를 함께 사용하였으며, 기둥 위에는 초익공으로 살미 끝을 90도 정도 깎았다. 지붕구조는 접시받침이 없는 사각 동자주와 파련대공을 세운 5량가 구조이다. 2017년 5월 문화재자료에서 유형문화재로 등급이 상향되었다.
고령향교의 대성전과 명륜당을 제외한 건물들은 근년에 신축했는데 빈홍재는 1917년 민간 재실을 이건한 것이며 외삼문은 1974년, 내삼문은 1983년, 동·서무는 1990년경에 각각 신축했다.
지난 2021년 8월 26일에는 “고령향교 소장 찬도호주주례 책판” 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690호로 지정됐다.
“고령향교 소장 『찬도호주주례』 책판(高靈鄕校 所藏 『纂圖互註周禮』 冊板)” 은 『주례』에 그림〔周禮經圖〕을 첨가하여 한나라 정현(鄭玄)이 주석을 붙인 책판으로 고령현감 구문유(具文游, 1701~1706 재임)가 판각한 12권의 목판본인데, 경상도관찰사 김연(金演)의 발(跋)을 붙여서 간행했다. 1706년에 판각한 것을 중심으로 1893년에 일부 책판을 보각(補刻)하여 간행한 것인데 총 303매(569면) 중에서 37매(69면)가 결락되어 현재 266매(500면)만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 시행된 정치·행정제도의 요체를 알 수 있고, 서·발문, 편목, 본문의 상태가 온전히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판화인 주례경도 또한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어 미술 및 판화사 및 지방 출판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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