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리에서 8km쯤 가면 한라산 기슭 아래 정의현의 도읍지였던 제주도 옛 민가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어 옛 제주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곳 성읍마을이 있다.
성읍마을은 조선조 태종 10년(1410년) 성산읍 고성리에 설치되었던 읍치(고을 수령이 사무를 관장하던 관아가 있던 장소)가 조선조 세종 5년(1423년) 이곳으로 옮겨진 이래 500여 년간 정의현의 중심이 되었던 유서 깊은 마을이다.
성읍마을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역사적 중요성이 부각되어 제주도 지정 민속자료 제5호로 지정되었고, 이어 1984년 6월 총 1,425필지 3,191,711㎡의 면적이 중요민속자료 188호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되었으며, 1987년 9월에는 보호구역이 935필지(790,747㎡)로 축소 조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의현성의 남문 밖 돌하르방은 우석목·무석목·벅수머리 등으로 불려지며 제주목·정의현·대정현의 성문 입구에 세워졌던 것으로 도 전체적으로 45기 그 중 12기는 성읍리에 있다.
석상의 형태는 대체로 벙거지형 모자, 부리부리한 왕방울 눈, 큼지막한 주먹코, 꼭 다문 입, 배 위아래로 위엄있게 얹은 두 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성읍리 돌하르방의 평균 신장은 141cm이며, 제작연대는 1754년(영조 30년)경으로 추측된다. 이 석상은 성문 앞에 세워지며 수호신적·주술종교적·경계금표적 기능을 지니고 있어, 육지의 장승과 같은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현성은 태종 16년(1415년) 정의현이 설치될 당시 지금의 위치가 아닌 성산읍 고성리에 위치하였다. 이는 우도 인근에 출몰하는 왜구를 가까이서 효과적으로 막아 보자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었으나, 별다른 효과를 얻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연유로 정의현성은 세종 4년(1422년) 12월에 진사리로 이설이 결정되고 이에 도안무사 정간은 제주판관 최치렴을 책임 감독관으로 삼아 1423년 1월 9일부터 1월 13일까지 불과 5일만에 제주도 전체의 백성들을 동원하여 새로운 정의현성을 완성하였다.
당시 성의 규모는 둘레 2520척, 높이 13척이며 동·서·남 3문 외에 여첩 180개가 시설되어 있었으며, 생수가 솟아나는 곳이 없었으므로 빗물을 담아 두는 우물을 2곳에 마련하기도 하였다.
국가민속문화재 제69호인 고평오 고택은 예전 정의(성읍) 고을 면사무소 관원들이 숙식하였던 곳이다. 조선 후기에 지었다고 하며 넓은 터에 안채(안거리), 바깥채(밖거리), 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있는 모커리가 배치되어 있다. 현재 있는 모커리 맞은편에 모커리가 하나 더 있었는데 1970년대 중반에 헐었다고 한다.
지금 있는 건물들은 1979년에 수리한(안채, 바깥채)것으로 모커리 역시 일부 수리한 것이다. 건물들은 모두 바람에 지붕이 날리지 않도록 새끼줄로 그물처럼 덮어 놓았다.
문을 들어서 오른쪽 위편에 자리 잡은 안채는 3칸 규모로 가운데칸에 대청마루(상방)가 있다. 대청마루 왼쪽 앞뒤로는 각각 안방과 곡물을 두던 고팡이 있고 오른쪽에는 부엌(정지)을 놓았다. 부엌에는 불을 때는 화로(부섭)가 있었는데 1979년 수리할 때 없앴다고 한다.
안채 맞은편으로 있는 바깥채는 면사무소 관원들이 사용했던 곳으로, 대청마루를 가운데가 아닌 동쪽에 놓고 연이은 2칸방을 만들어 제주도의 일반적인 평면 구조와 다르게 꾸몄다. 모커리는 수레간과 통나무로 만든 제주 고유의 절구 ‘남방애’따위를 보관하는 헛간이나 외양간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짜임새 있는 건물배치와 특수한 평면구성을 가진 바깥채, 제주 남부 일부 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대청의 쌍여닫이창(호령창) 등 때문에 좋은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람이 가능하나, 소유주 등의 개인적 사정으로 관람이 제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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