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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방방곡곡/전북특별자치도

논개의 고향 장수 주촌마을 의암로 망향의 동산에서

by Yeongsik_Im 2024.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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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마지막 날 육십령을 넘어 내려 오다가 논개생가와 대곡관광지가 있는 장수군 주촌마을을 경유했다. 26번 국도를 따라 육십령을 넘어 오다 남원시 운봉읍과 장수군 천천면을 잇는 743 지방도로 좌회전하여 의암로를 따라 4km쯤 거슬러 올라가면 깊숙한 산골에 자리한 논개생가와 의암 주논개의 태생지인 주촌마을이 나온다.

의암로(義巖路)는 전북특별자치도 장수군 번암면 무릉고개에서 장수군 장계면 오동삼거리를 잇는 도로이다. 봄이면 의암로를 따라 대곡호 주변으로 연분홍 빛의 벚꽃이 만개해 아름다운 꽃길이 펼쳐져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끈다.

의암로 한쪽에는 망향의 동산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의암로 표지석, 논개 시비, 망향정과 망향비가 세워져 있다.

사실 주촌마을은 과거 현재의 위치가 아니었다. 1986년 대곡호를 축조하면서 주촌국민학교와 논개생가, 주촌마을 70여 호가 수몰되며 143명의 실향민이 생겼고, 한순간 고향을 잃은 이들을 위해 2001년 망향의 동산을 조성하고 망향비를 세웠다. 2014년에는 망향정을 세웠다.

의암로 망향비

깊은 물속에 아득히 잠겨버린 그리운 고향산천, 이젠 실향의 애달픔 달랠길 없어 옛 자취 되새겨보는 동산에, 저물결처럼 일렁이는 따스한 고향의 마음들을 후세에 전하고자 여기 망향의 비를 세운다. 이천일년 십일월

망향정
망향정 현판

지금의 논개생가는 마을 수몰 당시 저수지 근처에 생가만 복원해뒀던 것을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에 걸쳐 새로 복원한 것이다. 논개생가지에는 논개 기념관, 단아정, 의랑루 등의 건물과 주논개비, 최경회비, 주논개 부모묘 등 과 이 함께 자리잡고 논개의 애국 충절을 기리고 있다.

장계라이온스클럽에서 세운 <논개> 시비

1593년 관군과 의병의 결사적인 항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적들에게 진주성이 함락되었다. 일본군이 수많은 양민을 학살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른 것에 분개한 논개는 적장들이 촉석루에서 벌인 술잔치에 기녀로서 참석하여 술에 만취한 일본 적장 게야무라 후미스케 목을 껴안고 남강에 뛰어들어 적장을 죽이고 순국한다. 이 일을 계기로 일본군의 기세가 꺾여 이후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데 일조를 하게 된다.

학창시절에 교과서에 접했던 수주 변영로의 <논개>를 다시 암송해 보며 논개의 삶과 죽음, 그녀의 우국충절을 되새겨 본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 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아리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1922년 『신생활(新生活)』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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