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을 몇일 앞두고 찾은 부석사의 가을은 정말 아름다웠다. 일행들과 다음 일정이 있어 오전에 일찍 둘러보았는데 일주문을 지난 시간이 8시 40분경이었다. 사진을 촬영하기에 적절한 시간도 아니었고 촉박한 관람시간때문에 수박겉핥기 식으로 돌아본 것이 아쉽다. 부석사에 있는 많은 성보문화재를 못보고 온 것도 많다.부석사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돌아봐야 할 아름다운 사찰이다.
부석사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에 다다르기 전 왼편 중턱에 세 있는 높이 4.8m의 당간지주는 부석사 창건 당시 세워진 신라시대의 석조 유물이다. 1300여년전의 이 당간지주에는 화엄종찰을 알리는 깃대와 깃발이 꽂혀 있었겠지만 지금은 한쌍의 돌기둥만이 남아 있다.
일주문을 거쳐 천왕문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몰아쉬는 숨을 들이키면 범종루가 눈앞에 들어오고 양옆으로는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되었다는 동탑과 서탑이 나란히 반기고 서 있다. 이 탑은 원래 부석사 동쪽 일명사터에 있던 것을 1966년 경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석사의 경관을 흐트리지않고 잘 조화되어 있다. 탑은 지석대 위에 상 · 하층 기단을 쌓고 우주와 탱주를 각각 새겨 격식을 갖추고 있다. 서탑에는 익산 왕궁리 5층탑에서 가져온 석존사리 5과가 분안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부석사에는 2개의 누각이 있는데 안양루와 범종각이다. 문의 성격을 겸한 안양루가 석축 위에 작고 날아갈 듯하 게 지은 누각이라면 대석축단과 안양루 석축으로 구분되는 공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범종각은 지반에 견고 하게 버티고 선 안정감 있는 건물이다. 특히 이 범종각은 그 건물의 방향이 여느 건물과는 달리 측면으로 앉아있다. 건물의 지붕은 한쪽은 맞배지붕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 치기 쉽다. 팔작지붕을 한 쪽이 정면을 향하고 있고 맞배지붕이 뒤쪽을 향하고 있는데 무량수전 앞에서 바라보면 왜 목수가 지붕을 그리했는지를 알수 있으며 그 지혜에 절로 감탄이 난다고 한다.
부석사가 소백산맥을 향하여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데 범종각이 정면을 향하고 있으면 건물이 전반적으로 무거워보인다. 따라서 범종각을 옆으로 앉혀놓고 뒷쪽을 맞배로 처리하여 건물이 전반적으로 비상하는 느낌을 주고 답답해 보이지 않아 좋다.<부석사 홈페이지 참고>
무량수전 앞마당 끝에 놓인 누각인 안양루는 정면 3칸 ‚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물로 무량수전과 함께 부석사 영역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건물에는 앞쪽과 뒤쪽에 달린 편액이 서로 다르다. 무량수전으로 올라가는 난간 아랫부분에 걸린 편액 은 ‘ 안양문(安養門) ’ 이라 되어 있고 위층 마당 쪽에는 ‘ 안양루(安養樓) ’ 라고 씌어 있다. 하나의 건물에 누각과 문이라는 2중의 기 능을 부여한 것이다. ‘ 안양 ’ 은 극락이므로 안양문은 극락 세계에 이르는 입구를 상징한다. 따라서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지나면 바로 극락인 무량수전이 위치한 구조로 되어있는 것이다.
안양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엎드려 모여 있는 경내 여러 건물들의 지붕과 멀리 펼쳐진 소백의 연봉들이 한눈 에 들어온다. 아스라이 보이는 소백산맥의 산과 들이 마치 정원이라도 되듯 외부 공간은 확장되어 다가온다. 부 석사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이다. 그래서 예부터 많은 문인들이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소백의 장관을 시문으 로 남겼고 그 현판들이 누각 내부에 걸려 있다.
부석사 석등은 무량수전 앞 중앙에 세워져 있어 안양문을 통해 계단을 오르면 무량수전보다 먼저보이는 위치에 있다. 또한 석등 앞에는 석등의 부속물인 방형의 배례석이 현존한다. 이들 석등은 배례석이 있는 부석사는 義湘(625~7 02)이 文武王의 뜻을 받들어창건한 이래 ‚ 그 제자들에 의해 法燈이 계속되었다. 특히 신라 하대에는 神琳 이후 번성하여 건물의 중창은 물론 많은 인재가 배출되므로써 華嚴宗을 크게 일으키면서 석등과 같은 조형물이 조성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석사의 주불전으로 아미타여래를 모신 전각인 무량수전은 국보 제18호이다.
무량수전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오래된 목조 건물 가운데 하나 이다. 역사적으로 인정되기로는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알려져 있지만 건물 규모나 구조 방식 ‚ 법식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무량수전에 비하여 다소 떨어진다고 한다. 무량수전은 고대 불전 형식과 구조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기준이 되는 중요한 건물이다 .
부석사3층석탑 무량수전의 동쪽 약간 높은 지대에 위치한 신라시대의 3층 석탑이다. 이 탑은 자인당의 석불들과 함께 이웃 절터에서 옮겨진 것이다. 2층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쌓은 전형적인 신라시대 석탑이다. 지대석과 하층 기단의 중석은 하나의 돌로 이루어졌는데 모두 8매 석으로 짜였고중석 각 면에는 2개씩의 우주와 탱주가 새겨져 있다. 상층 기단의 중석은 각 면이 1매의 판석으로 짜였고 각 면에는 위 에는 2단의 탑신 받침이 있다. 그 위로 탑신부가 올려져 있고 옥신석과 옥개석은 각각 1매석으로 구성되었다. 각층의 탑신에는 각기 우주만 있을 뿐 조각을 새기지 않았다. 옥개석의 받침은 각층 5단이고 낙수면의 네 모서리는 약간 반전되었다. 3층 옥개석의 일부가 파손되었고 그 위의 상륜부엔 현재 노반과 넓적한 복발만이 남아 있다.
본래 탑은 법당 앞에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나 부석사 삼층석탑은 무량수전의 동쪽에 서 있어 궁금중을 자아낸다. 아마도 동쪽 을 향해 안치된 무량수전의 아미타불 방향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삼층석탑은 부석사 창건 당시 조성된 것으로 높이가 5.26m ‚ 기단폭 이 3.56m 이다. 통일신라의 전형적인 삼층석탑의 양식을 가지고 있으며 건실하고도 장쾌한 느낌이 든다. <부석사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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