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육헌장 기념비 포항 장기중학교
포항시 남구 장기읍을 돌아 보다가 장기중학교에 남아 있는 국민교육헌장 기념비를 볼 수 있었다.
이 국민교육헌장은 대한민국 교육의 지표를 담아 1968년 12월 5일 대통령령에 의해 선포한 헌장으로 필자가 국민학교에 다닐 때에는 이 국민교육헌장을 무조건 외워야 했다. 외우면 못하면 체벌이 가해 지기도 했었다.
당대 대한민국 교육의 지표를 담은 헌장으로 각 학교 교과서의 첫머리에 인쇄되기도 했던 국민교육헌장 전문이 새겨진 비 앞에 서서 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어찌나 달달 외웠는지 아직도 일부분은 술술 나올 정도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문민정부 출범 이후인 1994년 전체주의 강조 등 군사독재의 잔재라는 이유로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삭제됐고 기념행사도 없어졌고 2003년 11월 27일 대통령령 제18143호에 의거하여 국민교육헌장선포기념일이 폐지되면서 국민교육헌장은 공식적으로 최종 폐기 처분됐다.
유신의 잔재로 군사정부 종식과 함께 용도 폐기된 ‘국민교육헌장’은 기념비 형태로 전국에 산재해 있어 논란이 일기도 하는데 이를 두고 전체주의 시대의 잔재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철거를 주장하는 측과 잘못된 역사도 보존 가치가 있다는 측의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장기중학교는 1949년 8월 28일에 장기고등공민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개교하였고 1953년 2월 18일에 장기중학교로 승격하였다. 2025년 1월 16일 제73회 졸업생을 배출하며 졸업생 누계는 9,580명이다.
상석에 국민교육헌장 전문이 새겨져 있는 이 국민교육헌장 기념비는 1979년 6월 4일 장기중학교 개교 30주년 기념으로 동문들의 뜻을 모아 세웠다고 새겨져 있다. 1979년에 개교 30주년 기념비를 국민교육헌장으로 세울 만큼 당시 국민교육헌장이 얼마나 중요시 됐는지를 알 수 있다.
장기중학교 자리는 장기숲이 있었던 곳이었다. 장기숲은 광복 후 장기중학교 건립과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농사짓는 경작지로 개간되면서 숲은 거의 사라지고 일부만 남아있다. 장기숲은 따로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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